킥판 잡고 발차기만 하면 허벅지가 터질 것 같고, 워밍업 두 바퀴만 돌아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경험 있으신가요? 강사님은 가볍게 도라고 하는데 나만 숨이 막히고 다리는 납덩이처럼 가라앉아서 '내가 수영이랑 안 맞나' 싶었던 적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자유형 발차기는 보조적인 역할이라 대충 넘겨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제 경험상 발차기를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몸이 점점 가라앉으면서 물의 저항이 두 배로 커집니다. 올바른 스트림라인 자세에서 효율적으로 킥을 차는 방법을 익히면 체력 소모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코어 잡기와 스트림라인 자세가 발차기의 시작
자유형에서 코어를 잡아야 한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정작 코어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기서 코어란 복부와 허리 주변 근육을 의미하며, 이 근육들이 몸통을 안정적으로 지탱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코어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스트림라인 자세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스트림라인(streamline)이란 물고기처럼 몸을 곧게 뻗은 유선형 자세를 말하며, 수면에 최대한 가까운 위치에서 이 자세를 유지해야 물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출처: 대한수영연맹).
저도 초보 때 코어의 힘이 풀려서 배가 튀어나온 '배불뚝이 슈퍼맨' 자세로 수영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엉덩이는 가라앉고 발차기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아무리 다리를 차도 앞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코어를 잡는 방법을 쉽게 익히려면 플러터 킥(flutter kick)이라는 육상 운동을 추천합니다. 플러터 킥이란 바닥에 누워 다리를 들고 양발을 교차하면서 차는 동작으로, 복근으로 다리 무게를 버티는 감각을 익히는 운동입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바닥에 누워 다리를 들고 양발을 번갈아 차면서 복부를 살짝 말아서 버팁니다
- 허리가 과도하게 젖혀져 C자 모양이 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 복근으로 다리 무게를 지탱하는 느낌을 기억합니다
이때 느꼈던 감각이 자유형을 할 때 코어를 잡는 느낌입니다. 하나 더 유의해야 할 점은 코어를 잡는다고 해서 복근에 계속 과한 힘을 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자세를 유지할 정도의 적당한 힘으로 엉덩이가 수면에 거의 닿을 정도로 위치시키면 됩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을 제대로 익히지 않고 넘어가면 1년을 연습해도 발차기 효율이 오르지 않습니다.
코어를 잡으면서 발차기를 연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슈퍼맨 글라이드(superman glide) 드릴입니다. 슈퍼맨처럼 팔을 앞으로 쭉 뻗고 유선형을 만들어서 자유형 발차기를 하는 연습 방법인데요. 몸을 양쪽으로 쭉 늘린다는 느낌으로 펴고, 코어에 힘을 줘서 다리가 아래로 떨어지지 않게 자세를 잡은 다음, 발을 팔자로 만들어서 엄지 발가락이 거의 스치도록 발차기를 합니다. 이 자세가 익숙해지면 킥판을 잡고 플러터 킥을 연습하시면 됩니다.
효율적인 킥을 위한 무릎 각도와 발목 유연성
발차기를 할 때 가장 많이 헷갈려 하시는 게 무릎을 펴고 차야 하는지 굽히고 차야 하는지입니다. 일반적으로 무릎을 쭉 펴고 차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초보 때는 펴고 차다가 발차기가 익숙해지면 무릎을 약간 굽히고 차는 게 효율적입니다. 초보자들은 물속에서 본능적으로 감전된 것처럼 차거나 자전거 타듯이 차게 되기 때문에 우선 발을 쭉 펴고 차는 기본기를 익혀야 합니다.
자유형 발차기는 무릎 굽힘 각도가 약 20에서 30도 이내일 때 가장 효율적입니다(출처: 대한체육회). 여기서 무릎 굽힘 각도란 다리를 완전히 펼 때를 0도로 보고, 무릎을 얼마나 구부렸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이때 발차기의 수직 진폭은 15에서 20cm 정도로 차야 하며, 무릎을 굽혀 다운킥을 한 다음에는 발이 쭉 뻗은 모양으로 업킥이 되어야 합니다.
많이들 실수하시는 점이 무릎을 굽혀 다운킥을 한 다음에도 무릎을 굽힌 상태로 업킥을 하시는 건데,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발끝이 수면을 살짝 걸치는 정도로 들었다가 고관절부터 허벅지, 무릎, 발끝 순서로 힘을 주며 채찍처럼 물을 차야 합니다. 솔직히 저도 초보 때는 이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수직으로만 발을 차고 올렸는데,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앞이니까 물은 뒤로 보내야 합니다.
발목에 힘을 풀고 발을 팔자로 만든 다음에 엄지 발가락을 살짝 스치듯이 발등으로 물을 뒤로 밀어 준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발끝을 팔자 모양으로 하는 이유는 발등이 평평해지고 발목이 유연해져서 물을 더 잘 밀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초보자분들은 발목이 그렇게 유연하지 않아서 스트레칭이 필요합니다.
발목 유연성을 높이는 스트레칭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무릎을 꿇고 앉아 발가락을 붙인 상태에서 발목을 펴서 1분간 3세트 실시
- 다리를 안쪽으로 내회전해서 엄지 발가락끼리 마주하게 한 다음 발목을 이완해서 땅에 닿도록 30초간 3세트 실시
제가 직접 이 스트레칭을 꾸준히 했더니 발목 가동 범위가 눈에 띄게 늘어났고, 발차기 효율도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체력이 부족한 중년 남성이나 초보자의 경우 매일 강습을 받으러 나오기보다는 화목반만 강습을 받고 자유시간에 아주 넉넉히 스트림라인 자세를 잡고 살살 발차기하며 물의 감각을 익히는 것을 추천합니다. 올바른 자세에서 천천히 연습하면 1달이면 되는 것을 몸에 힘을 잔뜩 주고 하체가 가라앉은 상태에서 하면 1년을 해도 의미가 없습니다. 사람마다 속도가 다르고 체력이 다르기 때문에 강습에서 일괄적으로 진행되는 속도에 무리하게 맞추지 말고, 본인의 페이스에 맞춰 올바른 자세를 먼저 익히시길 바랍니다. 수영은 기술 스포츠이기 때문에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보다 정확한 자세가 훨씬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