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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영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가지자

by blog47261 2026. 5. 6.

어릴 때 가장 흔하게 보는 수영 영법이 자유형 그리고 평영이다. 산골 계곡같은 곳에서는 거의 평영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만큼 눈에 익혀 온 터라 쉬울 거라 생각한 평영이 이렇게까지 나를 힘들게 할 줄 전혀 몰랐다. 

내가 평영을 배우면서 가장 실수를 했던 부분이 팔동작과 발차기를 동시에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힘이 앞뒤로 상쇄되서 전혀 앞으로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깊게 인지하지 못했다. 이번에 다시 한번 평영에 대해 깊게 공부하고 자유수영에 가서 연습을 한다면 조금더 영법을 익히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발차기 감각부터 잡아야 하는 이유

평영
평영

평영을 처음 배울 때 많은 분들이 "그냥 다리를 힘껏 차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십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고요. 그런데 막상 물속에서 힘껏 차봤더니 오히려 무릎만 아프고 앞으로는 거의 안 나갔습니다. 문제는 발차기의 힘이 아니라 발목의 각도와 킥이 완성되는 타이밍이었습니다.

평영 발차기에서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할 것은 발목 도싱(dorsiflexion), 즉 발목을 발등 방향으로 꺾는 동작입니다. 여기서 도싱이란 발바닥을 정강이 쪽으로 당기듯 접는 동작으로, 발바닥 면이 물을 뒤쪽으로 밀어낼 수 있는 자세를 만들어 줍니다. 자유형이나 배영에서는 발목을 쭉 펴는 것이 정석이지만, 평영만큼은 반대로 발목을 접어야 추진력이 생깁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발목 유연성이 조금만 부족해도 물을 제대로 밀어내는 감각 자체가 오질 않았습니다.

발차기 동작을 단계별로 익히는 데 효과적인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의자에 앉아 무릎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발목을 W자 모양으로 접는 연습을 10회 반복
  • 바닥에 엎드려 같은 W자 자세를 만들고 발바닥끼리 박수치듯 모으는 연습
  • 물속에서 킥판을 잡고 '올리고-차고-모으기' 세 박자를 느리게 반복
  • 네 번 연속 킥 드릴로 내가 어떤 속도에서 가장 잘 나가는지 점검

저는 이날 잠영 상태에서 평영 킥하기, 자유형 팔 동작에 평영 킥 붙이기, 두 팔을 앞으로 뻗은 채 킥만 하기, 팔 돌리기 한 번에 킥 세 번 하기를 순서대로 반복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한 가지 방법만 반복하는 것보다 여러 드릴을 조합하니 발바닥으로 물을 미는 감각이 훨씬 빨리 왔습니다.

무릎 너비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많이 벌릴수록 추진력이 커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무릎이 어깨 너비를 벗어나는 순간 오히려 물의 저항이 증가합니다. 세계 평영 기록 보유자인 아담 피티(Adam Peaty) 선수의 영상을 보면, 무릎을 절대 넓게 벌리지 않고 엉덩이와 햄스트링 근력으로만 강하게 킥을 완성합니다. 무릎 각도는 90도에서 120도 사이가 이상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이 범위를 유지하면서 발 뒤꿈치를 엉덩이 방향으로 빠르게 당겨오는 것이 핵심입니다.

수영과 관절 건강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평영은 무릎 관절에 다른 영법 대비 더 큰 부하가 걸릴 수 있으므로 정확한 자세 없이 무리한 반복 훈련은 피하는 것이 권장됩니다(출처: 대한체육회 스포츠과학연구원). 제 경험상도 처음에 힘만 줬다가 무릎 안쪽이 시큰거렸던 적이 있어서, 이 부분은 정말 공감이 갔습니다.

스트림라인과 호흡 타이밍이 전부를 바꾼다

발차기 감각이 어느 정도 잡혔다면, 다음 질문은 이겁니다. "왜 발차기는 되는 것 같은데 평영 전체가 여전히 느리지?" 저도 이 단계에서 한참을 헤맸습니다. 답은 스트림라인(streamline)과 호흡 타이밍에 있었습니다.

스트림라인이란 몸 전체를 하나의 화살처럼 일직선으로 만드는 자세로,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유선형 체형을 수중에서 구현하는 것입니다. 평영은 자유형처럼 좌우 대칭축으로 회전하는 영법이 아니기 때문에, 상체와 하체가 동시에 일직선을 유지해야 추진력이 살아납니다. 글라이딩(gliding) 구간, 즉 킥을 마친 뒤 몸을 앞으로 쭉 뻗어 나아가는 시간이 평영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내는 순간입니다. 이 구간을 짧게 끊어버리면 에너지만 낭비되고 속도는 오히려 떨어집니다.

제가 이날 가장 신경 쓴 부분도 바로 이 글라이딩 자세였습니다. 팔을 앞으로 찌를 때 수면 아래 15센티미터 이내에서 수평으로 뻗어주는 것, 귀가 팔 안쪽에 오도록 머리를 숙이는 것, 코어에 힘을 줘서 엉덩이가 가라앉지 않게 버티는 것.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신경 쓰니 글라이딩 거리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호흡 타이밍은 당지차글이라는 순서로 익히면 편합니다. 당지차글이란 팔로 물을 당기고, 앞으로 찌르고, 킥을 차고, 글라이딩하라는 흐름을 줄인 표현입니다. 여기서 호흡은 하이 엘보 캐치(high elbow catch) 직후에 시작합니다. 하이 엘보 캐치란 팔꿈치를 높게 유지한 채 손바닥이 최대한 많은 물을 잡는 동작으로, 이 시점부터 상체가 자연스럽게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입으로 짧게 숨을 들이마시는 것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처음에는 숨을 들이마시고 싶은 마음에 머리를 너무 일찍, 너무 높이 들어올렸는데, 그러면 상체가 올라가는 만큼 엉덩이가 가라앉고 이후 하체를 다시 끌어올리느라 오히려 더 힘들었습니다. 상체를 낮게 유지하면서 빠르게 숨을 들이마시고, 팔꿈치가 모이기 전에 곧바로 머리를 숙이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미국 스포츠의학회(ACSM)의 수영 기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평영에서 호흡 구간은 전체 스트로크 주기의 20퍼센트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호흡 시간이 길어질수록 저항 증가로 인한 속도 손실이 커진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출처: 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 실제로 물 위에 오래 떠 있으려고 할수록 몸의 저항이 커진다는 것을 직접 느꼈습니다.

이번 연습을 통해 확실히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틀린 자세를 반복하는 것보다 느리더라도 맞는 자세를 의식하면서 반복하는 것이 훨씬 빠른 길이라는 걸 이번에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내일도 자유수영을 가서 오늘 감을 굳히는 연습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평영 하나를 제대로 익히는 데도 이렇게 많은 요소가 얽혀 있는데, 자유형·배영·접영까지 모두 정복하면 전신을 균형 있게 쓰는 평생 운동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어깨 근육이 붙고 하체 라인이 달라지는 것이 슬슬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발차기 감각이 아직 오리무중인 분이라면, 우선 지상에서 W자 발목 연습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물속에서 백 번 헤매는 것보다 훨씬 빠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IWUR-Wnb7X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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