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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영 아무리 해도 안됩니다 (발차기, 물잡기, 마음가짐)

by blog47261 2026. 4. 27.

솔직히 저는 평영이 이렇게 안 될 줄 몰랐습니다. 자유형이랑 배영은 어느 정도 감이 잡혔는데, 평영 앞에서는 그 감각이 완전히 사라집니다. 열심히 팔 돌리고 발차기 해봐야 제자리인 느낌. 그래서 평영을 왜 이렇게 배우기 어려운지, 어디서부터 다시 잡아야 하는지 직접 경험한 것들을 풀어봤습니다.

평영이 유독 어려운 이유, 메커니즘 자체가 다르다

평영은 영어로 브레스트 스트로크(Breaststroke)입니다. 직역하면 가슴 영법인데, 물속에서 가슴으로 수압을 끌어당기며 나아가는 방식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인류가 가장 오래 사용해온 영법으로, 계곡이나 바다에서 따로 배우지 않아도 비슷하게 흉내 낼 수 있는 종목이 바로 평영입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착각을 했습니다. 따라 하기 쉬워 보이니까 익히기도 쉬울 거라고 생각한 거죠. 실상은 정반대였습니다.

자유형, 배영, 접영은 서로 비슷한 메커니즘을 공유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반면 평영은 팔 움직임도, 다리 움직임도 나머지 세 영법과 완전히 다릅니다. 자유형이나 배영을 잘하는 분이 평영을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자유형이 늦게 익혀진 분이 평영은 금방 감을 잡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이 메커니즘의 차이 때문입니다.

또 평영은 자유형이나 배영처럼 지속적인 추진력이 발생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한 스트로크(Stroke, 팔 한 번 돌리기)당 만들어내는 추진력의 크기는 크지만, 그 추진력 사이사이에 저항이 발생하는 구간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남자 세계 신기록 기준으로 50m 자유형과 비교했을 때 평영은 6초 이상 차이가 납니다. 4가지 영법 중 가장 느린 종목이지만, 그만큼 체력 소모가 적고 오래 헤엄칠 수 있어 인명구조나 물질 등 실용적인 장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영법이기도 합니다.

리커버리, 평영 속도를 결정하는 숨겨진 핵심

평영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가 리커버리(Recovery)입니다. 리커버리란 팔 돌리기를 마치고 다시 처음 자세로 돌아오는 동작을 뜻합니다. 자유형이나 접영은 팔을 물 밖으로 꺼내 돌아오는 반면, 평영은 유일하게 물속에서 리커버리를 합니다.

물은 공기보다 훨씬 저항이 크기 때문에, 물속에서 팔을 되돌려야 하는 평영은 구조적으로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 리커버리 구간에서 저항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평영 속도를 결정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제가 직접 수영장에서 느껴보니, 이 리커버리 구간에서 팔이 벌어지거나 손이 몸통 바깥으로 나오는 순간 확실히 앞으로 나가는 힘이 뚝 끊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손을 몸통 가까이 붙여서 최대한 얇게 만들어야 저항이 줄어드는데, 이게 머리로는 알아도 몸이 따라가질 않더라고요.

리커버리 중에 저항을 줄이는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손을 앞으로 뻗을 때 몸통에 최대한 가깝게 붙여서 이동시킨다
  • 양손이 가슴 앞에서 만날 때 합장 모양으로 가장 얇은 면적을 만든다
  • 손을 뻗는 방향이 나아가는 방향과 수평이 되도록 유지한다
  • 이 구간에 평영 발차기를 한 번 넣어 속력 손실을 보완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팔 돌리기와 발차기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냐는 의견이 나뉘는데, 저는 이 리커버리 구간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추진력을 만드는 것보다 만든 추진력을 얼마나 아끼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발차기, 웨지 킥과 휩 킥 중 뭘 선택해야 할까

평영 발차기는 크게 웨지 킥(Wedge Kick)과 휩 킥(Whip Kick)으로 나뉩니다.

웨지 킥이란 골반과 무릎을 바깥쪽으로 벌려 박수 치듯 다리를 모아 추진력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무릎이 벌어지는 방향으로 힘을 주기 때문에 동작이 직관적이고 따라 하기 쉽습니다. 다만 골반과 무릎 관절에 회전 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관절 가동 범위가 좁거나 부상 이력이 있는 분에게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휩 킥이란 채찍(Whip) 동작처럼 뒤꿈치를 바깥으로 벌리면서 발끝이 가장 마지막에 모아지는 방식입니다. 채찍은 손잡이보다 끝부분이 훨씬 빠르게 움직이는 원리인데, 이것과 같습니다. 무릎 → 발목 → 발끝 순서로 속도가 더해지면서 가장 말단부인 발끝이 가장 강하고 빠르게 움직이게 됩니다. 속도와 파워, 저항 감소 면에서 웨지 킥보다 유리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어느 킥이 절대적으로 좋다고는 말하기 어렵고, 개인의 관절 유연성과 신체 특성에 맞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맞습니다. 제 경험상 처음엔 웨지 킥이 익히기 쉬웠는데, 속도가 전혀 안 나서 결국 휩 킥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어떤 킥을 쓰든 무릎을 접을 때 골반이 꺾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골반이 꺾이는 순간 허벅지 전체가 물의 저항을 정면으로 받게 되고, 발차기로 만든 추진력이 그대로 상쇄됩니다. 수영은 몸통의 저항은 피할 수 없지만 팔다리의 저항은 움직임으로 줄일 수 있는 운동입니다. 이걸 발차기에서 놓치면 아무리 힘껏 발을 차도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없습니다.

참고로 수영이 관절 재활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평영만큼은 예외일 수 있습니다. 무릎과 골반의 가동 범위를 많이 요구하기 때문에, 관절 부상 재활 목적이라면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물잡기, 팔 돌리기에서 감각이 생겨야 평영이 달라진다

팔 돌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캐치(Catch) 감각입니다. 캐치란 손바닥으로 물을 잡아 뒤로 밀어내기 직전, 물을 단단하게 붙잡는 순간을 말합니다. 이 감각이 생기면 팔 돌리기 한 번 한 번이 살아납니다. 없으면 손만 젓고 있는 꼴이 됩니다.

평영 팔 돌리기에서 팔꿈치가 ㄴ자 모양이 되는 분들이 많은데, 이렇게 되면 손바닥이 뒤를 향하지 않고 아래를 향하게 됩니다. 물을 뒤로 밀어내야 앞으로 나아가는데, 손바닥이 아래를 보고 있으니 추진력이 생길 리 없습니다. 손목에 힘을 주어 손바닥이 나아가는 방향의 반대, 즉 뒤쪽을 향하도록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렇게 하려면 팔꿈치가 ㄱ자 모양을 유지해야 합니다.

저는 팔 돌리기와 발차기를 분리해서 연습하는 방법이 지금 상황에 맞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팔 돌리기를 할 때는 접영 킥이나 자유형 킥을 사용하고, 발차기만 연습할 때는 잠영 자세로 하거나 자유형 팔 돌리기를 살살 하면서 평영 발차기에만 집중하는 방식입니다.

팔 돌리기 전 팔 벌리기 구간을 조금 더 넓게 가져가는 것도 시도해볼 생각입니다. 벌리는 구간에서 손바닥이 바깥쪽 물을 눌러주면서 상체가 들리고 자연스럽게 호흡까지 이어지는데, 이 순서가 맞아야 평영이 리듬감 있게 흘러갑니다.

수영이 유산소 운동 효과가 높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데, 특히 평영처럼 전신을 고르게 사용하는 영법은 근지구력 향상에 효과적입니다(출처: 대한수영연맹).


평영은 저한테 아직 끝나지 않은 숙제 같은 영법입니다. 지금은 제일 안 되지만, 평생 수영을 할 생각으로 길게 보면 결코 느린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제 수영을 다녀와서 느낀 건, 이제 수영이 힘들다는 느낌보다 운동이 된다는 느낌이 든다는 겁니다. 6월까지는 자유수영으로 기본기를 쌓고, 7월부터 중급반 강습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평영과 접영을 집중적으로 다듬을 생각인데, 그 전에 팔 돌리기와 발차기를 분리 연습하면서 물잡기 감각부터 제대로 만들어두려 합니다.

평생 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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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5211nqYbHi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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