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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영 제발 상체 좀 올라오면 좋겠다.

by blog47261 2026. 5. 25.

평영은 발차기만 잘 하면 된다고 들었습니다. 팔동작은 금방 익힌다고요. 그런데 막상 물에 들어가 보니 팔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았고, 상체는 수면 위로 올라올 기미조차 없었습니다. 그 말이 저에게는 해당되지 않음을, 저는 몸으로 확인하는 중입니다.

팔을 구부리면 물이 잡히지 않는다

평영 팔동작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동작이 아웃스윕(outsweep)입니다. 아웃스윕이란 양손을 앞으로 뻗은 상태에서 바깥쪽으로 벌려 물을 포착하는 준비 동작을 말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팔꿈치가 완전히 펴져 있어야 한다는 점인데, 저는 처음에 이 동작부터 팔이 구부러졌습니다.

자유형이나 배영은 물을 잡는 캐치(catch) 단계에서 팔꿈치가 자연스럽게 구부러집니다. 캐치란 손이 물을 걸어 잡는 순간을 말하는데, 평영만 유일하게 이 캐치 진입 시점에 팔을 완전히 편 채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 영법의 습관 때문인지, 평영에서도 반사적으로 팔이 먼저 굽혀졌습니다. 팔이 이미 구부러진 상태에서는 손바닥이 물을 제대로 걸 수가 없고, 결국 물이 손 사이로 그냥 흘러가 버립니다. 상체가 올라오지 않는 이유의 시작이 여기였습니다.

팔꿈치를 펴서 물을 잡는 것이 얼마나 낯선 감각인지, 처음에는 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풀부이(pull buoy) 두 개를 양손에 쥐고 물속에서 눌러보는 드릴을 반복했습니다. 풀부이란 다리 사이에 끼워 부력을 제공하는 보조 도구인데, 이것을 손에 쥐고 수면을 아래로 무겁게 눌러보면 물을 잡는 느낌이 어떤 건지 처음으로 감이 옵니다. 이 드릴 하나로 상체가 올라오는 원리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눌러야 올라온다, 인스윕의 타이밍

물을 잡고 나서 손바닥이 어디를 향하는지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팔을 뒤로 당기는 풀(pull) 동작에만 집중하다가 손바닥이 완전히 뒤를 향한 채로 동작을 마칩니다. 그러면 추진력은 앞으로 생기지만 상체를 위로 밀어올리는 힘은 전혀 발생하지 않습니다. 얼굴만 겨우 수면 위로 빼꼼 나오고 몸은 앞으로만 미끄러지는 상태가 바로 이 경우입니다. 저도 이 패턴에서 꽤 오래 헤맸습니다.

제대로 된 동작은 아웃스윕 이후 하이엘보(high elbow) 자세를 유지하며 손바닥을 아래로 향해 물을 누르는 것입니다. 하이엘보란 팔꿈치를 어깨보다 높게 유지한 채 손목이 아래를 향하는 자세로, 수면에서 최대한 많은 물을 잡아두는 역할을 합니다. 단, 저는 하이엘보에 너무 집착하다가 동작이 경직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하이엘보를 의식하기보다 물을 아래로 자연스럽게 눌러 모으는 느낌에 집중하는 쪽이 실제로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웃스윕 진입 시 팔꿈치를 완전히 편 상태에서 물을 잡는다
  • 손바닥이 뒤가 아닌 아래를 향하도록 눌러 내린다
  • 누름과 동시에 인스윕(insweep)으로 전환하여 물을 겨드랑이 옆까지 모아 준다

여기서 인스윕(insweep)이란 바깥쪽으로 벌렸던 손을 다시 몸 안쪽으로 모아 들이는 동작입니다. 이 동작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상체를 위로 밀어올리는 힘이 완성됩니다. 누르는 동작과 모으는 동작이 거의 동시에 빠르게 진행되어야 하고, 팔꿈치가 몸 뒤로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팔꿈치가 뒤로 빠지는 순간 이미 동작이 끝난 것이고, 상체는 올라오지 않습니다.

수영 동작의 효율성에 관한 연구에서도 상체 거상(체간 들어올리기)은 물을 아래로 눌러 반력을 만들어내는 스컬링 동작의 정확성에 크게 의존한다고 분석된 바 있습니다(출처: 대한수영연맹).

찌르기가 늦으면 몸이 가라앉는다

상체가 올라왔다면 다음은 엔트리(entry), 즉 팔을 앞으로 찌르는 동작입니다. 엔트리란 호흡을 마친 직후 양팔을 앞으로 뻗어 유선형 자세로 복귀하는 동작으로, 이 타이밍이 늦어지면 몸 전체가 수면 아래로 크게 가라앉습니다. 저는 실제로 몸이 많이 가라앉는다고 느낄 때마다 되짚어 보면 찌르기가 늦었거나 인스윕이 덜 된 경우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호흡 후 잠깐 멈추며 자세를 정돈한 뒤 찌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실제로 해보니 오히려 그 멈추는 순간이 독이 됩니다. 모아 온 힘을 끊지 않고 그대로 앞으로 전달해야 유선형 자세가 빠르게 완성되고, 물속으로 깊이 가라앉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호흡과 동시에 팔을 앞으로 쭉 찌르면서 머리를 물속으로 넣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스트림라인(streamline) 자세, 즉 두 팔을 머리 위로 나란히 뻗어 몸 전체를 하나의 유선형으로 만드는 자세가 얼마나 빠르게 만들어지느냐가 글라이딩 거리를 결정합니다. 저는 요즘 이 감각을 익히기 위해 수중에서 상체를 띄우지 않고 스트림라인 자세만 유지한 채 팔돌리기 드릴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상체를 올리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팔이 물을 다루는 느낌부터 먼저 쌓는 것이 결국 빠른 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성인 수영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운동학 연구에서도 기술 습득 초기 단계에서는 전체 동작보다 부분 드릴 반복이 운동 효율 개선에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출처: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도 평영이 완성됐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아직 팔동작 전 과정이 불안정하고, 잘 안되는 날이 훨씬 많습니다. 그래도 안 되는 이유를 하나씩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분명히 달라진 부분입니다. 잘못된 동작을 캐치하고, 조금씩 올바른 방향으로 수정해 나가는 것, 그것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평영을 처음 배우는 분이라면 발차기보다 팔동작의 물감각을 먼저 충분히 익히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수영 학습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 수영 코치의 지도를 대체하는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l8UT6Sand4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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